제주살이 아이와 함께 하는 물찬 사라오름ㅡ왕복 12.8km 5시간/난이도 상
7살 10살 아이들과 백록담 등반을 위한 사전 트레이닝으로 사라오름으로 향했다. 사라오름은 한라산 성판악 코스 중간지짐에 있는 오름이다. 비 온 다음날은 물이 찬 분화구를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7주 연기 되고 오늘은 역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한 날이다. 다행히 1교시만 화상수업이고 나머지는 동영상강의와 과제수행이여서 평일이지만 일찍 움직일수 있었다.
성판악 매표소에 도착 하니 12시였다. 봄엔 12시반 후 에는 입산이 통제된다. 주차비만 1,800원 지불하고 입장료는 따로 없었다.

주중 주말할것 없이 주차할곳이 없을정도로 관광명소인 곳인데 코로나19로 이렇게 늦게도착해도 주차장에 자리가 있었다.



사라오름 정상까지만 가도 편도 6.4km이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왕복12.8km를 걷는건 오늘이 처음이라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동안 갈고 닦은 체력을 믿어보기로한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하늘이 깨끗하고 바람도 없고 기온도 15도로 등산하기에 매우 적당한 날이다. 일단 날씨가 좋아서 한 걱정은 내려 놓을 수 있었다.

오르는 내내 볼수있는 굴거리나무는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182호로 눈속에서도 푸르름을 자랑하기로 유명하여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가을에 오면 사진과 같은 열매를 볼 수 있다.

약 한시간을 평평한 숲길을 올라왔을 뿐인데 아이들이 배고프고 힘들다고 한다. 일단 적당한곳에 앉아 김밥 한줄을 나눠 먹이고 초코렛으로 달달하게 기분을 업 시켜본다.

1시간 30분을 올라왔고 15분만더 가면 속밭대피소가 나온다. 컵라면과 보온병에 담아온 물로 가방이 너무 무겁고 아이들이 힘들다고 징징거려서 나 또한 금방 지치는 느낌이지만 대피소가서 에너지를 충전해 주면 확 달라지길 바래본다.

최대한 아이들 페이스에 맞추고 힘들다고 하면 잠깐이라도 쉬게해주고 중간중간 사탕과 초코렛을 입에 넣어준다.


속밭 대피소 가기전에 이런 삼나무 숲길이 30분정도 이어진다. 시원한 숲길이 너무 너무 좋다. 기회가 되면 이곳에서 여유있게 삼림욕을 해보고싶다.

1시간 45분만에 속밭 대피소에 도착했다. 컵라면과 김밥으로 배를 따듯하게 채워주고 따듯한 햇볕아래 신발을 벗고 두다리 쭉 뻗고 누워본다. 힘들어하던 아이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핀다.

아이들은 후식으로 과자를 먹으며 까마귀들을 챙겨준다. 과자를 받아먹은 까마귀는 새끼에게 과자를 나눠준다. 새끼라고 하기엔 너무 크지만 영락없는 부모가 자식입에 밥 넣어주는 흐뭇한 모습이였다.


30분가량 휴식을 취하고 다시 사라오름을 향한다. 아이들은 내려가고 싶어 했지만 난 그럴수 없었다. 완주하면 원하는 것을 사준다고 약속을 했더니 어쩔수 없이 등 떠밀려 따라 올라간다.



해발 1200m에 있는 사라오름입구에 총 두시간반이 걸려 올라왔는데 입구에서 오름 정상까지 왕복 40분이 더 걸리다. 아이들의 아우성에 살짝 포기할 뻔도 했지만 우여곡절끝에 정상에 도착했다.

백록담 다녀오신 등산객 한분이 백록담은 물이 조금밖에 안 차서 실망하며 내려 가시길래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어제의 비로 물이 제법 차 있었다.
여름 장마철에는 물이 데크까지 차 오른다고 한다. 분화구에 물이 이렇게 차오르니 마치 산정호수를 보는거 같았다. 반짝이는 고요한 호수에서 한라봉을 까서 먹고나니 3시반이여서 하산 준비를 서둘렀다.




하산은 좀 더 수월 하긴 하지만 체력이 바닥나면 더 힘들고 부상을 입을수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빨리 내려가면 안된다. 30분 간격으로 잠깐씩 앉아서 쉬면서 총 두시간에 걸쳐 내려왔다.
12시에 입산해서 5시반에 하산하였다. 점심시간 30분을 제외하면 총 5시간이 소요됬고 약24000보를 걸었다.
(어른 기준 왕복 4시간 소요)
집에 돌아가는길에 골아 떨어진 아이들을 보니 안쓰러웠다. 하지만 특별한 추억 하나를 또 만들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보며 아이들도 한층 더 성숙해졌을 거라고 믿는다.
다음날의 아이들 몸 상태를 걱정하며 발 마사지를 해주고 재웠는데 다행히 나도 아이들도 평소의 컨디션과 다름없이 생생하게 일어났다.
과연 우리는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갈 수 있을지 정말 궁굼하다.
팁 ㅡ 3시반 전에는 사라오름 정상에서 하산을 해야 어둡기 전에 내려올 수 있고 복장은 레이어드로 여러겹을 껴 입히는것이 좋다. 오를땐 더워서 바람막이를 허리에 묶고 올라갔다. 혹시 정상에서 추울까봐 각자의 라이트 다운을 가져갔는데 하산길에 아이들이 추워해서 입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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