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제주 한달 살이[Day 9] - 절물 자연 휴양림 비오는날
아이와 함께 하는 제주 한달 살이[Day 9]-절물 자연 휴양림 비오는날
오후부터 비 소식이 있어서 오늘은 어떤 일정을 할까 고민을 좀 하다가 숲으로 가보기로 했다.
비가 와도 아이들과 걷기 좋은 절물 자연 휴양림으로 선택하고 숲에 갈 채비를 했다.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산은 기온이 더 낮은걸 대비해서 아이들 외투와 모자를 챙겼다.
혹시 올라가기 힘들다고 징징 거릴 걸 대비해서 롤리팝도 여러개를 챙겼다.
북촌 숙소에서 절물자연휴양림까지는 약 40분 정도 걸리고 점심 식사 전이여서 아이들이 차안에서 잠이 들거라고는 예상 못했는데
둘다 곤히 잠이 들었다.
제주도에 와서부터는 아이들의 활동량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주거 환경이 바뀌니까 이이들의 노는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마당이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정말 좋은 놀잇감인 것 같다.
또 다시 아파트로 돌아갈 걸 생각하니까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점심 도시락으로 사온 김여사네김밥을 차안에서 먹으면서 동시에 아이오닉 전기차 충전까지 하며 아이들이 깨길 기다렸다.
잠에서 깬 아이들은 피곤했는지 칭얼거렸고 급기야 둘째는 앉은채로 바지에 오줌까지 쌌다. ㅡㅜ 벌써 제주에서 두번째 쉬다.
다행이도 차안에 물놀이용 반바지와 속옷이 있어서 갈아 입히고 매점에 들러 어묵(개당 700원)에 김밥을 간신히 먹였다.
비는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서 아이들은 2천원짜리 1회용 아동 우비를 사서 입히고
어른들은 우산을 쓰고 휴양림 입구에 들어섰다.
길 양쪽에 키가 엄청 큰 삼나무들이 쭈욱 늘어선 너무너무 아름다운 숲이 우릴 맞이 해 주었다.
오늘도 역시 탁월한 선택!!
데크로드로 잘 짜여서 있는 여러개의 코스가 있었다.
맵을 살펴보니까 전망대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었다.
길이는 1.6km 이고 소요시간은 1시간이였다.
전망대로 가는길은 경사는 완만한 편이였으나 데크로드가 아니고 길이 좁고 비가 와서 미끄러웠다.
중반쯤 갔을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내려가고 싶었으나 남편이 고집을 피워서 징징거리는 아이둘을 데리고
끝까지 완주하였다.
예상했던 대로 전망대에서는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ㅜㅠ
남편의 쓸데 없는 고집때문에 아이들 고생시킨것 같아서 속에서 불화가 치밀어 올랐다.
또 한편으론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한 나한테도 화가났다.
다음에 다시 아이들과 오게 된다면 너나들이길로 편하게 여유있게 숲을 마음껏 느끼고 싶다.
너나들이길은 전망대 아래쪽으로 데크로드로 된 긴 둘레길이다.
길이는 3km 이고 소요시간은 1시간반쯤 걸린다.
산림욕도 하고 트레킹도 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를 바로 코 앞에 놓고 사서 고생을 해서 좀 씁씁했다.
휴양림안에는 숲속의 집도 있어서 숙박도 가능하다.
4인 기준 성수기는 37,000원이고 비수기는 67,000원이다.
휴양림은 예약하기는 하늘에 별따는 수준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캠핑사이트는 없다.
숙박은 못하고, 그냥 보는걸로 만족해야겠다.
온통 초록빛 세상에서 몇 시간을 있다가 빠져 나오니까 현실세계가 아주 잠깐 낯설게 느껴졌다.
고생한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서 위로 해주었다.
그나저나 신발이 온통 진흙투성이다.
숙소에 가자마자 신발부터 세탁해야겠다.
산에서는 그렇게 힘들어하는 두 아이들은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마당에서 신나게 킥보드도 타고, 뛰어다니고 있다.
또 다른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온걸까? 산에 오를때는 힘들어 죽을것 같은 표정들이었는데 말이다.
설마 아이스크림에서??
오늘 일정은 한라산 등반을 하고 싶었던 나를 위해서 결정한 곳이였다.
아이들을 맡길고 등산을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다 같이 트레킹이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전혀 즐거워 보이지가 않았다.
제주도에 한달살이를 하는데 매일매일을 아이들을 위한 일정으로 여행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빠도 좋고 엄마도 좋은 그런 여행이 되어야 하니까
서로서로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아이들한테 말해 주어야 겠다.
사실 애들은 집에서만 놀아도 좋아한다. 주변에 있는 모든것들이 장남감이고 놀이터다.
심지어 비닐봉지를 갖고 노는데도 엄청 좋아 한다. 나도 그랬겠지 하면서 오늘도 일찍 잠이 든다.
내일은 서귀포 쪽으로 갈 계획이다.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와 이중섭 생가에 갈꺼다.
오늘도 행복한 시간이 주어진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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